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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분석2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잃어버린 이름과 성장의 서사 처음 을 봤을 때의 감정은 낯설고 묘했다. '애니메이션'이라기엔 너무 현실적이고, '판타지'라기엔 지나치게 인간적이었다. 마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은 늘 현실과 환상이 경계를 부드럽게 흐린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중에서도 특별하다. 단순히 어린 소녀의 모험이 아니라, '정체성을 잃은 인간이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영화는 10살 소녀 치히로가 부모님과 함께 이사를 가던 중, 우연히 신들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인간 세계의 질서가 닿지 않는 그 곳에서 치히로의 부모는 탐욕으로 인해 돼지로 변하고, 치히로는 '유바바'의 목욕탕에서 일하게 된다. 유바바는 치히로의 이름을 빼앗고 대신 '센'이라는 이름을 준다. 이 단순한 행위는 곧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인 '이름 = 존재'.. 2025. 11. 20.
월드워Z 리뷰 -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좀비 재난영화의 압도적 몰입감 영화 월드워Z 리뷰 - 혼돈의 속도가 공포가 되는 순간 좀비물이라는 장르 안에서 월드워Z는 늘 묘하게 특별하게 기억된다.단순히 '좀비가 튀어나오는 영화'를 넘어, 전염병이 번지는 속도와 인간 사회가붕괴되는 과정을 국가 단위의 재난 스케일로 확장해 보여준 작품이기 때문이다.개인의 생존보다 거대한 문명이 무너지는 장면들에 초점이 더 크게 맞춰져 있어,이 영화의 긴장감은 오히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자연스럽게 겹친다.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점은 영화가 초반부터 관객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는 속도감을 선택했다는 것이다.오프닝 10분도 안 돼 도시는 이미 기능을 잃고, 사람들은 서로 밀치며 생존 본능만 남긴 채 도망친다.이때 보여주는 좀비의 움직임은 기존의 '터벅터벅 걷는 좀비'와 전혀 다르다.마치 하.. 2025.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