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정주행 후기 - 인간의 어둠을 마주한 끝에서
들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단순한 범죄 수사극이 아니다. 이 작품을 정주행하면서 느낀 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또 얼마나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처음에는 제목부터가 무겁게 느껴졌지만, 한 회 한 회 몰입하면서 '악'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아졌다. 피나 범죄보다 무서운 건, 그 속에 숨어 있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묵직한 서사
드라마는 실제 프로파일링이 막 도입되던 199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지금처럼 프로파일러가 익숙하지 않던 시절,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한다는 일은 어쩌면 미친 짓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 낯선 길을 기꺼이 선택한다. 경찰이면서도 범죄자의 마음을 이해하려 애쓰는 그의 모습은, 단순히 정의를 세우려는 영웅이 아니라, 인간의 본직을 탐구하는 한 사람으로 다가왔다.
정주행을 하다 보면 이 드라마가 단순히 범인을 잡는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매 회 사건이 주는 충격보다, 그 사건을 대하는 인물들의 시선이 더 크게 다가온다. 피해자의 가족, 수사관들, 그리고 범인의 내면까지 - 각각의 시점이 교차하며 무겁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프로파일러의 시선으로 본 인간
정주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주인공이 범죄자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태도였다. 그건 동정이 아니라 '이해해야만 잡을 수 있다.'는 냉정한 판단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경계가 점점 무너진다. 이해와 공감 사이, 정의와 죄책감 사이에서 흔들리는 그의 감정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뒤흔든다.
드라마 속 인터뷰 장면이나 범인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회상 신들은 감정적으로 굉장히 힘들다. 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 인간의 본성을 마주하게 된다. 악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안의 욕망과 공허에서 태어난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묵직하지만 놓칠 수 없는 완성도
요즘 수사물은 자극적인 장면이나 빠른 전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정반대다. 속도를 늦추고 인물의 표정, 말 한마디, 눈빛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잡아낸다. 처음엔 답답할 수도 있지만, 정주행을 하다 보면 그 느림이 곧 긴장감이 된다.
특히 어두운 조명과 차가운 색감의 미장센이 분위기를 완성한다. 실내의 조명 하나에도 의미가 담겨 있고, 음악은 거의 최소한으로 사용된다. 덕분에 침묵 속에서 감정이 더 크게 울린다. 정주행하면서 이런 디테일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묵직한 질문
마지막 회를 보고 나서 한참 동안 멍했다.
악을 추적하던 주인공의 시선이 결국 자신을 향한다는 사실이 가장 인상 깊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읽는다는 건, 결국 자기 안의 어둠과도 마주해야 하는 일이니까.
정주행을 끝내고 나면, 단순한 수사물이 아니라 철학적인 드라마로 느껴진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우리에게 말한다.
'악'을 이해해야 '선'을 지킬 수 있다고.
누군가의 비뚤어진 마음을 분석하는 일은 끔찍하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조금 더 안전해질 수 있다.
정주행을 추천하는 이유
이 드라마는 결코 가볍게 보기 어렵다. 그러나 한 번 정주행을 시작하면 멈추기 힘들다.
각 회마다 다른 사건이 다뤄지지만, 그 사건들이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인간은 왜 악해지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악을 어떻게 이해하고 막아야 하는가.
잔인한 장면보다는 인간의 심리를 깊이 파고드는 연출 덕분에, 마지막 회를 다 본 뒤에도 여운이 길게 남는다.
범죄물에 익숙한 시청자라면 새로운 시선으로, 인문학적인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철학적인 시선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정주행을 마치면 자연스레 다시 1화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그만큼 인물의 심리와 감정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하며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단순히 범죄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대한 기록이다.
정주행을 하면서 여러 번 멈추고 생각하게 만든 드라마다.
만약 자극적인 수사물이 아닌, 진짜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찾고 있다면 이 작품만큼 깊은 여운을 남기는 드라마는 드물다.
김남길, 진선규, 김소진의 연기력이 정말 대단하고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주역들은 악역을 연기했던 분들이 아닐까 싶다. 故나철, 한준우, 고건한, 김중희 이 분들이 아니었다면 드라마가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도 안됩니다.
안보신 분들 꼭 정주행 하시고 저는 다시 정주행 또 정주행 합니다.
# 인간의 어둠을 읽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정주행 후 남은 건 깊은 여운
# 프로파일러가 본 진짜 악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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