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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라이프/데일리로그

물건을 줄이면 보이는 것들 - 공간과 마음을 정리하는 법

by 매일써니 2025.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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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물건을 쌓아간다. 필요한 물건보다 '언젠가 쓸지도 모르는 것들'을 위해 자리를 내어주고, 그 속에서 점점 더 답답해진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된다. 공간이 꽉 차 있을 수록 마음이 좁아진다는 사실을 물건을 줄이는 일은 단순히 정리정돈이 아니라, 나 자신을 돌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는 예전에 버리는 걸 어려워 했다. '언젠가 필요할지도 몰라'라는 핑계로 상자를 쌓고, 서랍 깊숙이 넣어두며 안심했다. 하지만 그 '언젠가'는 오지 않았다. 오히려 머릿속은 늘 복잡했고, 방은 점점 나를 닮아갔다. 엉켜 있는 전선처럼 생각도 얽히고, 정리되지 않은 방처럼 마음도 늘 어수선했다. 그래서 시작했다. 물건을 줄이는 일, 그리고 마음을 정리하는 일을.

 

 

1. 시작은 작게, 한 구석에서부터

모든 걸 한 번에 바꾸려 하면 실패한다. 처음엔 책상 한쪽, 옷장 한 칸, 싱크대 서랍 하나로 충분하다. 중요한 건 속도를 내는게 아니라 '정리하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다. 물건을 손에 들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이건 지금 내 삶에 꼭 필요한가?"
이 질문 하나로 버릴 용기가 생긴다. 필요하지 않을 물건은 고맙다고 인사한 뒤 보내준다. 그 물건이 내게 쓸모가 있었던 시절을 인정하고, 이제는 떠나보내는 것이다.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손이 가벼워지고, 어느새 마음이 비워지는 걸 느낀다.

 

2. 공간을 되찾는다는 건 시간을 되찾는 일

정리된 공간은 생각보다 큰 힘을 준다. 물건이 줄면 청소가 쉬워지고,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덕분에 아침 준비 시간도 줄고, 하루가 조금 더 여유로워진다. 이전엔 찾느라 허비했던 시간들이 내게 돌아오는 느낌이다. 
무엇보다도, 공간이 넓어질수록 나 자신이 뚜렷해진다. 어수선한 방에서는 생각이 흐트러지기 쉽지만, 비워진 공간에서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 더 잘 보인다. 공간이 정리되면 삶의 방향도 정리된다.

 

 

3. 물건을 줄이는 법, 마음을 정리하는 법

물건을 줄이는 건 결국 마음의 훈련이다.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감정 때문이다. 누군가의 선물이라서, 추억이 담겨 있어서, 값이 비싸서. 하지만 그 물건이 내 삶을 막고 있다면, 그건 더 이상 좋은 기억이 아니다. 정리의 본질은 '선택'이다. 남길 것과 버릴 것을 스스로 결정하며, 나는 내 삶을 통제하는 힘을 되찾는다. 그리고 이 과정은 마음 정리로 이어진다. 잊지 못한 감정, 미뤄둔 일, 붙잡고 있던 후회까지도 조금씩 비워낼 수 있다.

 

4. 나에게 맞는 기준을 만드는 일

정리에도 방법이 있다. 하지만 누군가의 방식이 내게 꼭 맞을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은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고, 또 어떤 사람은 '필요한 만큼의 풍요'를 지향한다.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나는 '자주 쓰는가'와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다'를 기준으로 삼았다. 6개월이상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대부분 나 없이도 괜찮은 것들이었다. 그렇게 버리고 나니,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것들만 남았다.

 

 

5. 비워진 자리엔 여유가 들어선다.

공간이 비워지면 새로운 것이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꼭 물건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햇살이 더 깊게 스며들고, 숨 쉴 공간이 넓어지고,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마음이 가벼워지면 사람 관계도 달라진다. 이전엔 의무감으로 만나던 사람 대신, 진심으로 편안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게 된다. 비우는 건 손해가 아니다. 오히려 잃는 듯 하면서 얻는 일이다. 내가 가진 것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고, 필요 없는 것에 둘러 싸여 있던 마음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간다. 

 

6. 정리의 끝은 '나답게 사는 것'

결국 정리의 목적은 깔끔한 집이 아니라 '나답게 사는 것'이다. 물건이 줄면 욕심도 줄고, 욕심이 줄면 삶이 단순해진다. 단순한 삶은 가볍고 단단하다. 외부의 기준보다 내 안의 기준에 따라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나는 요즘 '갖지 않음'에서 오는 자유를 느낀다. 예전엔 새 물건을 사야만 마음이 채워지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비워진 공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평온하다.

 

물건을 줄이고 공간을 정리하는 건 어쩌면 인생의 방향을 다시 잡는 일이다. 손에 쥐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을 때, 진짜 중요한게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 덜 갖고, 조금 더 느리게 살더라도 괜찮다. 그 여백 속에서 마음이 자라고, 삶은 더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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