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시장 밤비노경양식 - 클래식한 한 끼의 정석, 감성까지 채운 경양식 맛집
요즘은 화려한 자극적인 요리가 넘쳐나지만, 가끔은 어릴 적 가족들과 다니던 경양식집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수프 향이 퍼지고, 데미글라스 소스가 자작하게 깔린 함박스테이크 한입이 주던 따뜻함 말이다. 그런 감성을 그대로 되살려준 곳이 바로 **일산시장 속 숨은 맛집 '밤비노경양식'** 이었다.
일산시장 안쪽, 로컬 감성 가득한 외관
'밤비노경양식'은 일산시장 중심부 골목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시장 특유의 활기와 오래된 간판 사이로 작지만 정갈한 간판이 눈에 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따뜻한 노란 조명, 나무 테이블, 클래식 음악이 반겨준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정감 있는 분위기 덕분에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부모님 세대의 추억과 MZ세대의 감성이 동시에 느껴지는 공간이라고 해야 할까.
메뉴구성 - 함박스테이크부터 모듬안주 왕새우구이까지
처음 방문이라 대표 메뉴를 중심으로 주문했다. 수제함박스테이크, 비후까스, 생선까스, 왕새우가 함께 나오는 세트 메뉴. 주문 후 잠시 기다리자, 수프 한 그릇이 먼저 나왔다. 옛날 경양식집에서 꼭 먹던 바로 그 크림수프다. 고소하고 따뜻한 향이 입맛을 돋웠다.
이윽고 메인 접시가 등장했는데, 접시를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다. 밥, 함박스테이크, 생선까스, 돈까스, 샐러드, 옥수수콘, 완두콩, 마카로니, 귤, 단무지, 그리고 왕새우튀김까지 한 접시에 알차게 담겨 있었다.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고, 색감도 예쁘다.
함박스테이크는 두툼한 패티에 진한 데미글라스 소스가 듬뿍 얹혀 있었다. 자를 때마다 육즙이 흘러나오고, 달콤짬조름한 소스가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진다. 생선까스는 바삭한 튀김옷 속에 두툼한 생선의 고소함이 한입 한입 부드러운 식감이다. 돈까스는 식감이 탄탄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왕새우튀김도 빠질 수 없었다. 튼실한 새우가 바삭하게 튀겨져 있어 입안 가득 바다향이 퍼졌다. 사이드로 나온 마카로니와 샐러드도 자극적이지 않아 담백했다. 옥수수와 완두콩, 귤 한 조각까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보기에도, 먹기에도 만족스러웠다.
맛과 분위기, 그리고 사람 냄새
요즘 트렌디한 맛집과는 다르게, 이곳은 꾸밈없이 **정직한 맛**으로 승부하는 곳이다. 메뉴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고, 플레이팅도 단정했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식사 내내 기분이 좋았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레트로 감성이 살아 있는 분위기였다. 오래된 듯하지만 세련된 식기, 차분한 음악, 그리고 따뜻한 조명까지. 모든 요소가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와도, 친구들과 추억여행을 하듯 와도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시장 특유의 소음과 함께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묘하게 어울렸다. 밤비노경양식은 단순히 맛집이 아니라, '한 끼의 여유'를 선물해주는 공간이었다.
영업정보
· 주소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1271번길 (일산시장 내)
· 영업시간 : 평일 오전 11:00 ~ 오후 16:00
주말 오전 11:00 ~ 오후 21:00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포장가능, 주차는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총평
한마디로 정리하면, ** 정성 가득한 한 끼, 추억을 닮은 맛집 **이다.
자극적인 요리보다 따뜻한 집밥 같은 위로가 필요한 날, 밤비노경양식은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레트로 감성 한가득한 인테리어, 깔끔한 플레이팅, 진한 데미글라스 향이 어루러진 이곳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녹아내린다.